현실과 맞지 않는 농협조합장선거법과 선거관리위원회 직원들의 느슨한 감시활동이 조합장선거에서 불법선거를 양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합장 선거철에 농촌에서 자주 듣는 말이 ‘조합원들과 지역주민들은 다 알고 있는데 선거관리위원회만 모르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달 26일 끝난 춘천의 C축협 조합장선거에 출마한 J후보는 선거 기간에 상대방 후보가 자신을 고발함에 따라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조사를 받았지만 아무런 제재를 받지 않았다. J후보는 선관위조사에서 ‘가가호호 방문을 했다고 인정하고 정확한 증거와 고발자를 밝히면 처벌을 받겠다’고 말했으나 선관위는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또한 선거 당일에는 전화유세가 금지됐는데도 후보들이 유권자인 조합원들에게 전화를 걸어 지지를 호소해도 선관위는 제재를 가하지 못했다.

조합원 박모씨는 “선관위에 부정선거 사실을 고발해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기 때문에 선관위의 공정선거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며 “예전과 큰 변화가 없으면 굳이 선관위에 위탁해 조합장선거를 실시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후보들의 이 같은 불법자행 운동은 선거법의 허술한 규정 때문이다. 지난 2005년부터 선관위에 위탁해 실시되는 농협조합장 선거법에는 벽보, 공보물, 소형인쇄물, 전화, 연설회 등 5가지 방법 중에 3가지를 선택하게 돼 있다. 대부분 농협들은 관리가 비교적 쉬운 공보물, 소형인쇄물, 전화 등을 선택해 관비용과 함께 선관위에 위탁한다.

이 과정에서 정해진 시간 외 전화유세와 가가호호 방문 금지 규정을 어긴 후보는 선관위로부터 경고를 받게 된다. 하지만 경고는 당선무효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춘천시 선거관리위원회 담당자는 “턱 없이 부족한 인원을 가지고 4개 시군에 퍼져 있는 조합원들을 상대로 진행되는 선거를 감시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며 “고발과 제보가 들어오면 조사를 하는 수준이다”고 어려움을 나타냈다.

농협관계자는 “정부가 자립조직인 농협선거에 관여하는 것도 모순이고 선관위가 주관하는 선거가 공정한 관리를 못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문제점을 파악해 농협선거법을 개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백종운 기자>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
Creative Commons License
이올린에 북마크하기

http://php.chol.com/~kwak121/tattertools/kaffcoop/trackback/167

댓글을 남겨주세요

[로그인][오픈아이디란?]

Name *

Password *

Link (Your Homepage or Blog)

Comment

Secr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