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선 농협들이 쌀 재고물량을 해소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쌀값을 인하하면서 시중 쌀값하락도 부추기는 등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다. 사진은 강원도 모농협의 쌀 보관창고 모습.
재고량 증가에 대한 부담으로 일부 농협들이 쌀 판매 경쟁에서 급기야 가격인하 경쟁으로까지 번지면서 전국적인 쌀 가격 지지선이 무너질 위기에 놓여있어 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지난달 원주의 M농협은 20kg 한 포대에 3만8000원에 원주여고에 납품하던 쌀 가격을 1000원씩 낮춰 3만7000원에 납품하고 있다. 이처럼 가격을 낮춘 것은 W농협이 원주여고에 20kg 한 포대에 3만6000원에 납품하겠다고 제안하면서 납품가격이 조정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1465포대를 공급한 M농협은 146만5000원을 손해 보는 결과를 가져온 것이다.
M농협은 이와 똑같은 이유로 20kg 한 포대에 3만9000원에 연간 1000포 정도를 삼양라면 공장에 납품하던 것을 올해는 3만6000원에 납품해 연간 300만원의 손실이 예상된다. 철원군 D농협도 지난해 최고 5만2000원까지 출고하던 오대미 20kg 한 포대를 지금은 12% 인하된 4만7000원에 시장에 내보내고 있다. 이웃 농협들이 출고가를 인하해 시장을 공략하자 거래처를 지키기 위한 궁여지책으로 가격을 내린 것이다.
“쌀 재고물량 먼저 털자” 납품가격 서로 낮춰
쌀 가격지지선 붕괴 위기…농협도 손해막심
“값 내린다고 소비 안는다” 적정가 책정 촉구
농협들이 이처럼 가격을 내리며 밀어내기 식으로 쌀 판매에 열을 올리는 것은 지난해 재고관리에 대한 학습 효과 때문이다. 지난해 초반기에 손실을 감수하고 재고를 소진한 농협들은 그나마 손실 폭을 줄일 수 있었으나 벼 수매 직전까지 재고를 안고 간 농협들은 더 큰 폭을 손실을 감수했기 때문이다.
농협 쌀 판매 담당자들은 지난해 재고가 이월됐고, 수확량은 늘었고, 1인당 소비량은 줄어들었고, 대북차관 40만톤이 풀릴 것 같지 않은 올해의 쌀 시장은 재고가 지난해보다 더 늘것이 분명하다는 것이다.
7200톤을 수매한 M농협의 경우 20kg 한 포대에 1000원씩만 가격을 낮춰도 2억4000만원의 매출이 감소하고 21만1000톤이 생산된 강원도는 61억2000만원, 470만톤이 생산된 전국적으로 1410억원의 매출손실이 예상된다.
M농협 미곡처리장 관계자는 “일부 농협이 수매한 쌀의 재고량 증가를 우려해 가격인하 영업전략을 쓰면서 전체 쌀 가격 하락을 부추기고 있다”며 “절대제인 쌀에 대해 가격경쟁을영업전략으로 이용 한다면 소비는 늘지 않고 가격만 떨어져 그 손해를 농업인들이 보게 될 것이다”고 우려했다.
또한 원주시청 구내식당 납품단가를 놓고도 농협들의 가격인하 경쟁이 과열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주시청 구내식당은 시중에서 20kg 한 포대에 5만원에 판매되는 토토미 상품의 관내 농협들의 가능한 납품단가를 확인한 결과 M농협 4만9000원, W농협 4만5000원, S농협 3만9000원으로 최고 25%인 1만원의 가격차이가 났다.
수매가격은 비슷한데 납품가격이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농협들 간 쌀에 대한 경제사업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차이가 한 원으로 지적된다. 실제로 M농협은 7200톤 정도를 처리하며 연간 2억원 정도의 이익을 내고 있지만 다른 농협들은 많게는 1700여 톤을 처리하며 7억원 정도의 손실을 감수하고 있다.
원주시 부론면 유모(47)씨는 “농협들이 재고물량 부담으로 가격경쟁을 벌이기 시작하면 결국 전체적인 쌀값은 하락하고 그 피해는 농민들이 입게 된다”며 “품질기준을 정하고 그에 따른 적정가격을 책정해 그 범위 내에서 판매경쟁을 벌여야한다”고 지적했다.
지난해 강원도 쌀 재고량은 5만1000톤에 달했으나 올해는 생산량 증가와 재고누적으로 재고가 작년보다 늘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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