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2년 라이스 대학교에서 했던 유명한 연설에서 존 F. 케네디는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달에 가기로 결정한 것은 그것이 쉽기 때문이 아니라 어렵기 때문이었습니다. 왜 그런 목표를 세웠느냐구요? 그 질문은 무엇 때문에 높은 산에 오르냐는 질문과 같습니다. 그 목표를 달성함으로써 우리가 가지고 있는 최고의 에너지와 기술을 조직화하고 측정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러시아가 스푸트니크 위성을 쏘아 올린 사건은 미국인들에게 충격이었다. 냉전 하에서 러시아에게 우주를 빼앗기는 것은 생존에 대한 절망이었기 때문이다.

케네디의 결정이 위대한 이유는, 우주선을 달에 쏘아 보냄으로써 미국이라는 나라의 위대함을 만방에 입증해 보였고 충격에 휩싸인 미국인들에게 희망의 비전을 제시했기 때문이다. "우리는 자원이 남아 돌아서 인류를 위해 달 탐사를 한다!"라는 과시! 그건 값비싼 결정이었지만 그만큼 가치 있는 결과를 낳았다. 국가적 이기심 때문이기도 했지만 어쨋든 인류의 과학은 한걸음 나아갔다.

경부운하, 호남운하, 충북운하... 우리나라를 운하 천국으로 만들고자 하는 이명박 당선인의 비전은 케네디의 그것에 비해 어떠한가? 그의 말대로 임기 내에 경부운하가 완공된다고 해보자. 세계 만방에 "우리는 능력이 뛰어나서 5년 내에 거대한 운하를 팠다. 우리는 위대한 민족이다!"라고 과시할 수 있을까? 그래서 세계의 모든 나라로부터 부러움과 존경을 받게 될까?

운하의 완공으로는 언감생심이다. 국가의 정력은 그런데다 쓰는 게 아니다. 미래를 열고 미래를 밝히는 분야에 한푼이라도 보태야 할 이 때에 토건의 삽을 들이대며 '반짝 경기'를 기대하는 지도자는 훌륭하지 못하다.
 
"대한민국은 정말 두려운 나라야."라며 뭇 나라들의 경외감을 불러 일으킬 수 있도록 케네디처럼 야심차고 원대한 비전을 제시하길 기대해 본다. 정말 그것 밖에는 아이디어가 없는가? 운하는 정말 아니올시다.

Posted by 유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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