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돌아서 온다

봄이 돌아서 온다

손을 뻗어 바람을 잡았다
바람 뒤에 숨어서
봄이 돌아서 온다

겨우 살아 있는 것들이
얼은 땅 떠 밀며
낮은 숨결 틔우듯
접은 날개 펴며
하늘 한번 우러르듯

힘겨운 시간 내다 풀고
섬 너머로 해 올리듯
아이가 섬 사이로 헤엄쳐 오듯
봄이 그렇게 온다

가난한 폐를 열고
숲이 일어서고
산 것들이 우렁우렁 떠든다

너의 그늘을 흔들고
물가로, 언덕 아래로,
싱긋 바람이 고인다

나의 지금과 너의 어제 너머로
봄은 돌아서,
가만 돌아서
내게로 온다

Posted by 유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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