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때 나에겐 소망이 하나 있었다.
결코 어른이 되지 않는 것......
하지만 나는 점점 자라야했고 지금 내가 끔찍히도 싫어하는 나이에 이르고 말았다.
"피터팬"을 처음 접했던 나이가 아마도 9-10살 즈음일 것이다.
아니면 더 이른 나이였을지도.....
그 무렵 암 투병 중에 있는 젊은 외삼촌이 우리 가족과 함께 살았다.
외할머니도 역시....
외삼촌은 아주 젊었다.
인제 막 직장을 다닐 무렵이었으니까.
어렵사리 안양공고를 졸업하고 취직해서 회사에 다니고 있었을 때에
암에 걸렸다.
그가 당시 몇 살이었는지 내겐 중요치 않다.
그는 암에 걸렸었고 2년 반의 투병생활 끝에 결국 병을 이기지 못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결국 그는 내가 국민학교 6학년 학생이던 그해 봄 즈음에 돌아가셨다.
유감스럽게도 외삼촌이 돌아가신 날을 기억하지 못한다.
그리고 나는 그가 어떻게 죽음을 맞이했는지도 모른다.
자존심이 쎄고 강한 그는 우리 삼남매가 병문안 오는 것을 싫어했기에 암이 재발하고 나서 병원에 입원한 후 단 한번만 그를 볼 수 있었다. 외할머니나 어머니, 아버지가 병원을 찾는 것을 싫어하시고 외삼촌에 대해 묻는 것을 즐거워 하지 않으셔서 궁금한 생각을 아에 갖지 않을려고 노력했다.
내가 처음이자 마지막 병문안을 간 날 외삼촌은 중환자실에 누워서 시계를 보며 시간을 재고 있었다. 간호사가 약속한 시간에 진통제를 놔주기로 했기 때문에 말이다. 아무 것도 드실 수 없었던 그는 연신 침을 컵에 뱉고 있었고 배에 물이 차서 잔뜩 불러 있었다. 얼굴에 생기라곤 전혀 찾아볼 수 없는 상태로 살갗이 뼈에 붙은 것 마냥 보였다. 외삼촌 특유의 반항기질과 그 높은 자존심은 전혀 찾을 수 없었고 그저 신경질만 내고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만 볼 수 있었다. 연신 간호사 이름만 불렀다.
그 때 그 모습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다.
죽음의 그림자가 드리운 모습을 보는 것은 고통 이상의 것이었다.
그날 이후로 난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로 힘들어 했고 어둠이 너무 무서웠다. 죽음 그 이후에 대해 생각하는 순간 숨이 막히는 듯 하고 가슴이 메어지는 듯 했다. 외삼촌이 암투병을 시작할 무렵에 교회에 다니기 시작했다. 외할머니처럼 말이다. 누구의 소개나 인도를 받아서 교회를 다닌 것이 아니라 그 곳으로 우연히 찾게된 이후로 교회를 다니게 되었다. 매주마다 교회를 찾아가 하느님께 기도하며 그를 낫게 해 달라고 빌곤했다. 종종 평일에도 가곤했다. 하지만 내 기도대로 되지 않았다
그 당시 읽은 책 중 하나가 "피터팬"이었다.
아니 다시 읽게 된 책이 그 책이었다고 하는 것이 맞겠다
나는 매일 아침마다 깰 때 오늘 하루가 이대로 멈추고 영원히 그대로이길 바라는 상상을 하곤 했는데 피터팬이 그렇게 부러울 수 없었다. 아침에 눈을 뜨고 자리에 일어나는 것이 너무 힘들었었다.
피터팬의 Neverland에 가고 싶었고 그런 세상이 있을 것이라고 상상하곤 했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그런 곳은 이 세상에 없었다.
그리고 나는 점점 자라 어른이 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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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Finding Neverland" 결국 보고 말았다.
영화 2/3 정도가 진행되었을 무렵....
거의 끝나갈 무렵에 나는 눈물을 흘리고 말았다.
내가 그 눈물을 왜 흘렸는지 자세히 설명하기 어려울 듯 하다.
그냥 눈물이 나왔다.
이제 내가 그리던 Neverland를 자유롭게 해야할 것 같다.
사람들이 이 영화를 어떻게 평가할지 모르지만
내게는 아주 소중한 영화 중 하나로 여기게 될 것 같다.
생각과 마음의 정리가 되면 글을 하나 써야겠다.
요즘은 생각이 잘 모아지지 않는다.
마음은 어지럽고 복잡하다.
내 방 모습이 딱 그 모양이다.
하여간 Finding Neverland에 관한 감상평을 하나 써 봐야겠다.
이참에 내 소년시절 이야기도 정리하고 말이다.
[덧글]
이 영화가 끝날 즈음에 영화 "The Shadow Land"를 생각했다.
뭐랄까 뭔가 비슷한 부분이 있었다.
아마도 로맨스이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