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금요일에 재미난 이야기를 들었다.
사회운동을 하는 단체의 정기 단합회 중에 미국 대선 후보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다.
공화당 후보는 정해졌고 이제 민주당이 남았는데 누가 될 것 같은가와 누구를 지지하는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다. 대세는 바락 오바바 상원의원이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되는 것 아니겠냐는 데에 모두 동의했다. 재미있는 것은 그 단합회에 있던 여성들은 열렬히 오바마를 지지하는 것이었다. 지지 이유야 나름대로 다 있지만 거의 "묻지마" 지지였다.
힐러리를 지지하는 한 사람은 왜 힐러리가 대통령 후보가 되면 안되냐며 오바마를 지지하는 사람들에게 물었다. 그는 힐러리는 노련하며 안정적이어서 대통령이 되면 국정을 잘 이끌 미국 최초의 "여성"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것이다. 반면에 바락 오바마는 대통령이 된다면 그는 한국의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많은 이들이 흥미를 갖었다.
그는 계속해서 지금의 "오바마 열풍과 대세"는 과거 6년전 한국의 대선 분위기와 다르지 않다면서 만약 그가 대통령이 된다면 백인들이 주축이 되는 미 보수 사회와 언론들 등등과의 관계 형성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고 그것은 오바마의 국정 운영에 적지않은 걸림돌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결론은 그가 대통령으로서 무슨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겠냐는 것이다.
결국에 바락 오바마가 민주당 대선후보가 될 것이고 나아가 미국의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말에 동의하지만 오바마가 대통령이 된 미국의 상황이 앞으로 더 우려된다고 말했다. 반면에 힐러리 클린턴은 국정 운영을 잘 할 것이며 만족스럽지는 않아도 현안들을 능수능란하게 헤쳐나갈 수 있는 인물이라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힐러리가 오바마 열풍을 잠재울 수 없어서 민주당 대선후보도 될 수 없고 대통령도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의 새 대통령은 부시의 8년을 고스란히 뒤치다꺼리를 해야 하는데 바락 오바마에게 그런 정치력과 지지세력이 그의 주변에 있겠냐는 것이 그의 우려이며 그렇기에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그의 결론이었다.
그의 말을 달리 말하자면,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어서 미국 내 인종적 장벽을 거둬내고 새로운 시대를 여는 아이콘이 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이민자 2세대로 성공을 거둔 대표적 인물이 될지언정, 그가 대통령이 됨으로 치뤄야할 미국 사회의 홍역이 대단할 것이라는 우려가 그 인식의 밑바닥에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오바마가 대통령이 됨으로 미 보수 백인 사회는 인종적으로 백인과 흑인의 혼혈 대통령이 선출된 것으로 미국 민주주의의 우월성과 보수사회의 정치적 관용과 관대함을 자랑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될 수 있고 그런 인물이 대통령이 되었으니 미국은 이제 비로소 인종 차별이 근절되고 사회적 지위 상승의 기회가 균등한 곳이라고 역설할 수 있게된다는 것인데,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는 것은 미국의 진보를 이끌어 내는 것이 아나리 보수적 상황을 더욱 고착화시키는 데 기여할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 대통령 경선에서 오바마 열풍이 부는 것, 그리고 그것을 견제하기 시작한 미 보수 언론과 보수 사회 분위기가 그리 탐탁치 않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오바마를 두고 아래와 같은 지적을 한다. 오바마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어서 얼마나 개혁적인 정책이 나올 수 있을 것이며 그것이 가능할까 하는 의구심이 들기도 한다는 것. 즉, 이민자 문제, 종교 갈등, 교육 문제, 사회 복지 문제, 인종 문제, 성적 소수자 문제 등등. 나아가 국제 정세에 그가 얼마나 기여할 수 있겠는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라는 점이다. 특히, 대북관계와 중동 문제에 대해서..... 부시보다 더 단호하게 보수적으로 다룰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그래서 북한 문제는 부시 행정부 임기 내에 도달할 수 있는 단계까지는 할 수 있는한 이뤄야한다고 주장한다.
대학원에서 정치학 박사과정을 하고 있고 꽤 진보적인 사고와 입장을 지닌 이에게서 바락 오바마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는 것은 미국 사회와 전세계를 더욱 침울하게 하고 암울하게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 의외지만 설득력이 높기에 나름대로 귀담아 듣고 마음에 담아 뒀다. 사회 진보의 척도로서 백인-여성 대통령이 선출되는 것이 나은 것인가 아니면 흑인-남성의 대통령이 선출이 더 나은 것인가 하는 유치한 그러나 솔직한 이분법적 질문을 하게 된다. 힐러리 대통령론을 주장하는 이는 이것이 진보의 전략적 순서라는 보는 것 같다. 보다 심층적인 것을 다루기 위한 연착륙인 셈이다.
바락 오바마가 미국의 대통령이 된다는 것은 미국이 더욱 보수화되고 계속해서 세계 불안의 중심이 될 것을 가늠할 수 있게 한다는 점이 내내 마음에 걸린다.
아무튼 그를 비롯해서 몇 사람이 힐러리가 미국의 대통령이 되는 것이 더 낫다고 할 때 모임에 있던 다른 이가 힐러리는 겉모양만 여성이지 속은 철저하게 남성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그에게 반감이 있고 지지할 수 없다는 말을 했다. 그 말을 들으면서 예전에 박근혜 의원을 둘러싼 해묵은 논쟁을 떠올렸다.
그의 전망대로 오바마는 미국의 노무현이 될 것인가? 두고 볼 일이지만 솔직히 오바마의 미국이 막연하게 걱정이 된다. 누가 민주당의 대선 후보가 되든 미국의 대통령이 될 것이지만 그래도 누가 되는 것이 더 나을까 하는 생각을 하면 좀 복잡해진다. 하지만 선거에 참여해서 투표를 할 수 없는 나로선 그저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서 막막해 질 뿐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