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eyond Liberalism and Fundamentalism | 죽음과 새로운 삶에 대한 생각 1 Beyond Liberalism and Fundamentalis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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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 장례 에 해당하는 글1 개
2006/04/07   죽음과 새로운 삶에 대한 생각 1


죽음과 새로운 삶에 대한 생각 1
逸想 or日常 | 2006/04/07 18:55

난리법석을 떤 끝에 비로소 한국 영화 DVD 3편을 빠른 소포로 받았습니다. 그 소포가 아침에 왔는데 그때 제가 종일 바깥에 있어서 받지 못했습니다. 목요일에 써 먹어야 하는데 말이죠.
그래서 밤새 다른 자료로 일단 프리젠테이션 준비를 했었죠.아침이 되자마자 우체국을 찾았는데 이른 아침이나 아직 우체국이 문을 열지 않았습니다. 아침 세미나를 가야하기에 친구에게 대신 수령해달라고 부탁하고 서둘러 학교로 돌아왔습니다. 나와 한팀이 되어서 먼저 시작한 친구가 생각보다 너무 일찍 끝내서 당황스러웠습니다. 친구는 아직 소포를 가져오지 않았고 난감했지만 내색하지 않고 바로 준비한 MS 파워포인트를 이용한 프리젠테이션을 시작했습니다.

주제는 "Back to Heaven (귀천)"이었습니다.
한 개인이 죽음을 어떻게 맞이하며 가족들과 친구들, 이웃들은 고인을 보내야 하는가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고 천상병 시인의 시 "귀천"을 영어 번역과 함께 홍순관씨가 부른 노래, 하늘만 찍어 엮은 동영상을 봤습니다. 저는 '죽음'을 삶의 새로운 장으로 나아가기 위한 자연스러운 절차라고 해석하고 그것은 동아시아에서 익숙한 개념일 것이라 소개했습니다. 특히, 한국인들에게는 그런 고유의 세계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2주전에 다른 학생이 한국 장례 문화에 여러 종교적 요소들 (샤마니즘, 불교, 유교, 그리고 기독교까지)이 복합적으로 잘 이뤄져 있음을 프리젠테이션 했었기에 그 모습이 어떻게 진행되는가를 제 시간에 보여주어 미국 친구들이 한국의 장례 문화와 죽음을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대한 한 단면을 이해할 수 있도록 돕고자 했습니다.

영화 "축제" "학생부군신위" "오구"를 소개하면서 영화 내용 간략하게 요약하고 한국인에게 "장례"는 고인에게는 삶을 정리하고 새롭게 여는 절차로, 유족들에게는 고인과의 시간을 정리하며 자신과 다음 세대가 함께 새로운 삶을 엮도록 하는 절차로, 이웃들에게는 이 통과의례를 함께 하여 공동체 의식을 고양하고 확인하는 자리임을 알리고자 했습니다. 그게 제가 소개하는 영화 속에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아쉽게도 오늘날 한국 사회에서는 장례 절차가 간소해지고 서구화된 면이 있어서 전통적 의미의 "장례"와 죽음과 장례를 준비하는 마음가짐과 자세가 많이 사라지고 형식만 남아있는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그것은 서구 기독교 사회에서도 마찬가지 입니다. 미국 영화나 다른 유럽 영화에서 장례식과 관련된 장면이 나오면 조문객들이 찾아오고 유족들과 함께 음식을 나누며 시간을 보내는 장면이 있는 것을 봅니다. 하지만 간혹 장례식에 참석해 보면 정말 간소하게 치루는 모습을 봅니다.

세미나 시간에 모두 공감한 것은 어떤 노년을 보낼 것인가, 노년을 보내며 이제 죽음을 맞이할 이들이 어떻게 죽음을 맞이할 것인가, 죽음을 어떻게 준비하고 보내야 하는지에 대해 새롭게 조명하고 이를 중요한 통과의례임을 일깨우는 것 등등이었습니다.

영화 소개를 하는 동안 친구가 우체국에서 DVD를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제가 준비한 DVD는 결국 프리젠테이션 시간에 상영되지 못했습니다. 중요한 장면 일부라도 보여주고 싶었는데 말이죠. 제 시간이 60분이라 생각하고 있었는데 다음 차례 친구가 90분을 쓰기로 했답니다. 전 그 친구가 60분을 쓸 줄 알았는데 말이죠. 조금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오구"는 DVD 지역코드가 3번이어서 세미나실에 있는 DVD에서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세미나 후 교수가 제가 준비한 DVD 중 하나 전체를 함께 보고 토론할 수 있으면 좋겠다며 위로를 합니다. 그래서 일정을 다시 잡자고 해서 아쉽고 어두웠던 마음이 밝아지고 좋아졌습니다.

"축제"와 "학생부군신위"를 혼자서 다시 봤습니다. 같은 주제를 다른 시작으로 다른 면을 보여 준 영화였는데, 솔직히 감동적인 요소는 "축제"가 더 많았고 개인적으로 많이 뭉클했습니다. "학생부군신위"는 음향 녹음이 잘 안되었는지 다소 산만하게 만들고 뭐랄까 실제 장례 장면을 따라 다닌 것 마냥 연출되어 감동할 지점을 찾기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10년 전 농촌 마을 한 곳에서 치뤘던 장례를 그대로 옮겨놔서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듯해서 이 영화가 갖는 고유한 가치를 느낄 수 있어 나름대로 꽤 좋았습니다.

"오구"는 어떻게든 여러 DVD에서 볼 수 있는 방법을 찾았고 친구 노트북 DVD를 통해 잠시 볼 수 있었습니다. 앞선 두 영화는 예전에 한번이라도 봤었고 "오구"는 아직 안 본 영화이기에 조금 기대가 됩니다. 빼어난 연극으로 알고 있었고 귀동냥을 해서 이미 알고 있지만 본 적은 아직 없기에 말이죠.

영화 "축제"를 보면서 제가 마지막으로 경험한 전통 장례 모습이 자꾸 떠올랐고 그 시절이 그립기도 하고 아쉽기도 해서 눈시울을 붉혔습니다. 그리고 죽음을 맞이하는 (준비하는) 모습을 해석하는 감독의 관점에서 많은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거의 20년 전에 친할머니가 돌아가셨을 때 장례 모든 절차를 가까이에서 지켜봤었기에 영화 속 장면들이 낯설지 않았습니다. 그때 호상이라고 해서 5일장을 치뤘고 오랜만에 크게하는 장례여서 온마을이 참여했었습니다. 상여는 할머니가 평소 다니시던 길을 빠짐없이 돌았고 집집마다 방문해서 제를 지냈었죠.

제가 아마도 5-6살 때 처음으로 전통 장례를 봤던 기억이 있는데 그때는 뭐가 그리 신났었는지 재미있게 뛰어다닌 기억이 있습니다. 소리꾼이 와서 소리도 하고 정말 무슨 큰 잔치를 벌이는 듯 했습니다. 제 친할머니 장례 때도 시골 집 바깥 마당에 큰 천막을 치고 사람들이 놀았고 각 방마다 사람들이 있어서 북적북적 거렸죠. 그때 처음 어른들 앞에서 술을 받아 마셨고 처음 보는 어른들을 찾아다니며 이런 저런 덕담을 들었습니다.

그때 그 경험은 제게 소중한 것 같습니다. 당시 전 교회를 정말 열심히 다녔기에 전통적 풍습에 큰 반감을 갖고 있었는데 할머니 장례를 통해 뭔가 깨닫는 바가 있었습니다. 오늘 세미나 직후 두 영화를 다시 보면서 여러 생각을 합니다. 전통 장례 여러 요소들을 기독교적 절차로 바꾼 것, 불교식으로 하는 장례 동영상이 새삼스럽게 새롭습니다.

"장례"는 죽은 사람과 산 사람이 함께 치루는 중요한 통과의례라는 것을 다시 생각하는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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